중년을 보내며 그리워지는 것들

                                         김 정환
색깔 진한 사람보다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사람을 더 그리워하고

바보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눈만 뜨면 만나지는 못해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 한다 좋아한단 말은 못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린 압니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엔
함께 차 한 잔 나누고 싶어 하고
할 얘기도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합니다.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할 줄도 압니다.

중년을 보내며 이런 것들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