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짓는 시간  / 이광민

 

 

  거미줄처럼

  가로등 불빛이 그물을 친

  새벽 3시

 

 

  차이콥스키의 비창이 나뭇잎을 흔들고

  밤과 새벽의 경계선을 넘어

  활자의 숲을 거닌다

 

 

  꿈은 걸터앉으려 하고

  생각은 내달으려 나아가고

  시간에 밀린 창은

  닫히려 하는데

 

 

  얽히고설킨

  욕망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고

 

 

  멀리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보다 큰

  시계 초침의 진동

 

 

  그보다 느린

  생각의 끄트머리

 

 

  모래더미에 알을 낳으려

  느릿느릿 바다를 등지는 거북처럼

  사색의 산과 내를 지나

 

 

  다시 빛 그물

  그 사이로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