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고민교


모나지 않았다면

모과가 아니었을 것이다




모과나무는 얼마나 힘차고 반듯 한가

저렇듯 꼿꼿한 나무에서

모과라니




모나게 틀어지는 길만이 살아나는 길임을

해마다 건너편에 있는 사과나무와 복숭아나무를 보는 것이다




모로 뿌려지는 햇살을 담아두지 않았다면

그 몸에서 솟아나던 향기도 뚝 멈추었을 것이다

날아오던 나비 방향을 잃을 것이다



모를 심듯 단단한 살 속에 질펀한 액을 꾹꾹 쟁이고

깊이 삭은 향기를 끝끝내 피우지 않았다면

모과는 겉의 한계를 밀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과일의 어머니

母菓라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