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를지의 밤

                                         정선영

하늘과 별이
가까운 테를지 초원

게르의 등불
별처럼 빛나고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
긴 죽마 신은 듯
가늘고 길다

초원과 산은
어둠에 순종하듯
한순간에 고요하고

잠든 숨결에
장작은 불 꽂을 피운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순화된 나는
천사의 마음으로 밤을 보낸다              0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