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우재정
한지에 곱게 써 내려간 불씨
활활 세상을 태우는
그 사람 앞에 서 있다
푸른 그 날이 보일 듯
갈대 흔들어 깨우는 강안 저쪽으로
잠깐 부끄러움도 잊은 채
취한 듯
나는 불러 고함치고
너는 돌아선다
두물머리 한 가운데
마음도 구름도
뜨겁게 일어나는 바람이어라
바람으로 풀무질한 가슴
얼마를 더 지피우면
태워버릴 수 있을까
길다운 길의 험난함과 만나는
나와 나의 동행
온길 갈길 죄다 잊어버리고
훨훨 타는 꽃길
그리움 동행삼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