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시.황순남

저녁 무렵
마을 화가의 그림이 완성되어 질 쯤
하루의 시름을 업고 돌아오시던
아버지

뉘엿지는 해거름 저 편엔
내 어린날의 추억이
초승달처럼
동구 밖 느티나무에 걸려 흐느낀다

마음은 그저
가을밤 쓸쓸한 바람이 되고
물장구치며 노닐던 친구들이
꿈속을 다녀간 날은 하루 종일 행복하다

향수병(鄕愁病)
잠시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넋두리
흰 구름 편에 그리움의
편지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