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소나무 숲 조각 뜰     /  황순남

4월
달리는 차창 밖으로 배꽃 핀 과수원이
봄 춤을 춘다.

우거질 산에는 아가 손 닮은 녹색 잎이 돋고
도시락 들고 소풍가는 아이처럼
콧노래가 불러졌다.

숨어있는 설렘을
요술쟁이 같은 4월이 불러냈고
어느 곳에 눈길을 두어도 싱그럽던 하루

소나무 숲 조각 뜰
시인의 하루를 그린 그림 한 점
상자 속에 담아 돌아왔다

봄은 나와 함께 서울로 왔는데
그곳 조각 뜰 소나무는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릴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