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 그 곳엔

              고인숙

천년을 살아도
늘 푸른
그 빛 찬연하다

세월 돌아
나이테를 세우는
욕심마저 엉기는 각질
부려 놓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의 소리
솔잎들의 합창

봄바람에 가야금을 타는
사월에 노래
팔각정을 휘감는다

설레임으로
하나 된 백양의 꽃
사랑의 빛으로 출렁이던
기억의 편린들이 일어서는
소나무 숲 그 곳엔
시를 조각하는
시인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