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골의 시인과 호수
                                 시.황순남

중앙아시아 가장 깊은 호수
홉스골
수심262m
수정처럼 맑은 마음이 둘러앉았다
물빛이 곱다

시인과 호수
아름답다 한들 그 말을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소용없을…
시인은 말한다.
'아름답다. 맑아서 좋다'라고

청정의 오만이 아니라
햇살 한줌 뿌려지면
더욱 좋을 시각
15리쯤 걸어
원주민이 살고 있는 곳을 찾았다

곱게 내려앉은 햇살너머로
한 줌 눈雪 뿌려진 지금은 6월
산길로 접어들며 불러보는
노래  [산길]도
고개를 넘는다.

89세 시인 앞에 숙연 해진다.
와락 솟구친 감회의 눈물을 삼켜내고 난 후에야
다정한 한 가족의 사랑과 만날 수 있었다

산길은 꿈을 꾸었네.
진종일 혼자서 꿈을 꾸었네.

황금찬 시인의 ‘산길’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나도 진종일 꿈을 꾸며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