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나무숲 조각뜰


등굽은 봉분
이승과 저승사이 밀어올린 섬처럼
나란히 떠 있고
바람소리 차오르는 언덕길
석상은 고요히 눈을 감는다

걸어오던 꽃들 반갑게 손을 잡는
포천 소나무숲 조각뜰
햇살은 황망한 걸음 잘게 부려놓고
두 귀 세운 채
발돋음 하는 놀란 솔방울들
서로 몸부딪히는 인연따라
어디쯤 가야 품어 안을 수 있을까

조상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
마음 풍성한 이야기 들려준다
푸드득 새 한마리
백양문학회 동인들의 낭낭한 시어들을 품어안고
오리나무 숲으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