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시.서희진

먼 타국에 와 사는 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오늘도 나는 편지를 기다리며 삽니다.
컴퓨터가 낯선 탓도 있겠으나
프린트된 우편물에는 쉼표가 없기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목마름으로 편지를 씁니다.
살아서 잊지 못할
죽어서도 잊지 못할 사연에
새들은 훌쩍 떠나가고 해는 기웁니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몸 붉히며 달아나고
둥지를 트는 바람사이로 나뭇잎 하나
아픔으로 흔들립니다.
어느 사랑인들 슬픔 아닐까만
영원한 숨결이 하늘에 닿을까 하여
쓰고 또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