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달궁 태우다


모래사장에 밭고랑 지었다
새까만 머리통들 가로세로 열지어
찢겨 나부끼는 바람의 상처 아우르고 있다
나이론 줄에 메달린 침침한 잡념들이 주렁주렁
팔각등 한지사이로 비치는 촛불, 콧등 시큰한 어머님의 기도가
바람에 아슬아슬 흔들린다

잿빛 구름사이로 떠 오는 달님, 맘 시린 파도소리 걷어 와
폭우같은 박수 퍼 안긴다
내 속에서 떠내지 못했던 찐득한 오물들 생솔가지에 불붙인다
하늘은 온통 발광하는 오색의 풍선들 꼬리치며 돌진한다
수태를 알리는 화염의 춤사위, 이글거리는 불꽃들이 징과 꽹과리 치며 춤을 춘다
마지막 남은 육신 조각 거두어 떠나가는 달궁
비명소리 참으로 맵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