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김영자


딸아,
너에게선 싱그러운 풀꽃 내음이 난다.
그곳엔
가꾸지 않아도 좋을 너의 정원이 있기 때문이리라.

정원 속의 너는
푸른 꿈 속에 잠긴 귀여운 요정
감긴 눈 속에 더 큰 세상이 보이고
매듭 없는 초록의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희망  가득한 그곳엔
시작을 노래한 향기로움이 있고
계절을 초월한 싱그러움이 넘치고 있다.

곱게 단장된 울 안에서의 작은 날갯짓보다
무한한 미지의 시간들을 위해
곱게 인내하며
꺾이지 않는 부드러움으로
이젠 너 스스로 정원사가 되어보렴.

딸아,
너로 인한 나의 기쁨은
세월을 몇번 돌고 돌아도 내 앞에 있고
오늘도 나는
너의 체온 속에 녹아드는
소중한 하루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