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무지개 / 고경자


수심 깊은 갈매 빛 호수
빛살  속에 내가 서 있다


연초록 잎이 눈 뜨는 사이
초경을 맞이한 신비의 소리


호수 안에는 또 다른 내가 서있다
유년의 내가
불혹의 내가
엇 깔리는 긴 그림자


폐경기로 가는 연습장에는
평정을 잃은 허물주머니
하나씩 풀어내며
마음 비울 때


거듭난 내 영혼
초경처럼 눈부신 봄빛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