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한선향



나비야
팬지 꽃잎에 살포시 날아들어
너도 꽃이 되어버린 사월의 잔등에
햇살 다발로 묶어 십자수를 놓아 주마
수틀 한 자락에 올라앉은
햇살무늬. 빗살무늬,  사랑무늬

나비야
세상 건너는 길 위태로워 조심스럽지 않더냐
스산한 바람에 우우 몸 터는
그런 날도 있으렸다
꽃 속에 세상 넣고 마음 비워갈 때
훨씬 가벼워진 날개
나비야 너훌너훌 춤도 추어보렴

 

 



*4 동행자 (불우이웃돕기)

어디선가 고단한 신음소리
땅거미 짙어질수록 깊어가는 한숨소리
저탄장 더미 위 환한 달빛마저
쪼그라든 빈 창자에 채워 넣던
빗물에 젖은 눈물,  땀방울이
비틀린 문고리에 달라붙고

무거운 짐 잔뜩 메고 있는 저 사람들
그 봇짐 내려 놓으면
모두가 함께 가야 하는 먼 길
하나씩 하나씩 나누다 보면
홀가분한 빈 몸

비워지면 채우고 채워지면
비워야 하는 우리네 삶
만남과 헤어짐 부산떨고 지나다보면
돌아온 길 한참 뒤돌아보게 되는 것
너와 나 손잡고 같이 가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