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 김명회
호    ; 난계
충남 당진출생
문학시대로 등단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 회장
당진문화원시낭송강사
한국문인협회, 백양문학회 회원, 시대시 동인


얼음꽃나무의 향기
            
                    김명회

초목물기 스며든  날부터
새들의 노래 소리
돌 구르는 소리에도
등 돌리고 돌아 앉아
먼 산 바라보는 발걸음

잎사귀들의 탈바꿈은
석문봉 바위 넘어
가야봉 끝자락에 머무르고
닿지 못한 발길 잊으려
그리움 떨고 있는 산등성

매운바람 스치는 겨울 한낮
하늘의 풍경소리 이끌려 다가선 발끝
옥양봉 얼음꽃나무
너였구나
가지 줄기 줄기마다
얼음꽃 피운 향기
눈부신 햇살타고 뿜어진 내음새
말간 웃음으로 맞이하는 넌
온 몸으로 기다린 투명한 사랑.



안경너머 그리움
                  김명회

눈 앞 제일 가까이 있는 창문에는
자비심이 숨어 있었지
창문을 열어 놓은 날은
안개가 달려와서
힘든 세상 조금만 쳐다보라 속삭이고
입김이 쏟아지는 날에는
아무것도 보지 말라 문을 닫아버렸지

눈 앞 창문을 닦아내던 날
머리속이 맑아지기를 원하며
깨끗한 영혼의 눈동자를 갈망했지
마음에 창문이 없어지던 날에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리라
안경너머의 그리움을 생각하리라.
  


꽃잎 날리듯이
                   김명회

너를 보낸다
꽃잎 날리듯이

행복이란 보물
봉오리 속에 숨겨두고
홀로 떠난 너였기에
그리운 향기 찾으려
눈을 감아본다

비가 내린다
향기를 잃어버렸다

무거운 손짓으로
허공을 헤매이는 아픔

우정과 사랑으로
이렇게
너를 보낸다

꽃잎 날리듯이



천문산 계단에서
                           김명회

한 걸음 한 걸음 디딜 수밖에
하늘자락 보이는 그 선에 오르면
내 어지러운 상념 씻어질까

등허리에 흐르는 고뇌의 줄기
온 몸에 스며들어도
차마 뒤돌아볼 수 없는 용기

구백아흔아홉가지 소원을 메고 두드린
계단 끝은
크게 열린 하늘문의 메아리로
굽이굽이 돌아서 난 길 따라
희망을 심어줍니다.



행복을 만드는 새
                 김명회

대추나무가지에 앉아
서로의 깃털 살펴주며
사랑의 화음 들려주던 한 쌍의 작은 새
시멘트 벽 사잇길에 보금자리 만들면서
소곤거리던 여러 날
신비의 소리는 한 뼘 공간에 울리고
서투른 날개짓은
칭찬과 용기, 격려에 힘을 얻어
대추나무 곁으로 날아갔다

넓은 공간
행복을 만들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따뜻한 미소와 사랑의 언어를 전달하기 위해
편안한 쉼터에 집을 짓고 있는가
오늘
빈 둥지만 남은 종이벽 너머를
가만히 올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