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의 미소

                            이 성 숙

황톳물에서 나고 자라

던지는 그물

드러낸 하얀이가 강물을 적신다

 

세상을 저물게 하는 어둠이 갑자기 내려 앉는 지평선

퍼즐 맞추듯 들어 앉은 돌벽엔

지워지지 않는 미소가 흐르고 있다

 

위대한 유산을 전설로 만든 사람들

찬란했던 문화의 뒤안길에서

하늘로 오르는 정글의 뿌리는

지나간 역사를 조이고 있는데

 

줄지은 수상가옥

아기 그네를 저어 출렁이는 숨결을 이어가는 아낙

지뢰밭에서 튕겨나온 아이들의 멍한 눈빛

눈물로 씻어내지 못한 슬픔이

킬링필드에 잔상으로굴러간다

 

흔들리는 닭 울음 소리

둥근 달이 닮아가는 불가사의의 미소

앙코르 사원이 기지개를 켜고있다. 



약력

서울 출생
교육학박사
(문학예술)신인상으로등단
한국문인협회 백양문학회 회원
시집: 무대위에 올려진 소품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