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 한양대 공대 졸업(전 posco근무)
좋은문학 등단,한국시낭송가협회,백양문학회,좋은문학회 회원
재능전국시낭송대회 최우수상, 포석 조명희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재능‘08누가누가 많이 외우나’전국경진대회 대상, 중국연변문학제초청
김영삼 전 대통령 ‘산수연(傘壽宴)’ 자작축시낭송
<공저> '들꽃과 구름' '사화집(詞華集)'


백두산 하늘 못 외 4편

松籟송뢰 김정환



백두(白頭)에 올라 예를 보아라
하늘의 뜻이 이 땅에 내리시고
그 성령(聖靈)이 백두대산줄기를 종주(縱走) 하여
남해안 *구재봉(鳩在峰)까지 삼천육백칠십 리
그 이름 찬연(燦然)한 대한민국의 터전이다

누천만년(累千萬年) 세파(世波)에 시달려 온 너!
이 강산 겨레의 영원한 보금자리로
자라왔으니 백의민족의 터전이요
칠천만 겨레의 산실(産室)이다

새하얀 천상에서 돌이 된 *황궁씨(黃穹氏)
환웅(桓雄)께서 세우신 태백산 신시(神市)
단군신화 얽힌 민족의 조종산(祖宗山)
민족정신 근원의 상징이다

고구려 말발굽소리 우렁찬 *오녀산성(五女山城)
동가강(佟佳江)을 끼고 흐르는 *환인(桓因)평야
*흥안령(興安嶺)과 *아무르강을 호령하던
광개토대왕이 여기 나와 있구나

오오! 조국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어라
온 누리 밝혀주는 등불이 되리니
겨레의 얼이 굽이쳐 온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
나라의 넋이 뻗어 온 줄기찬 맥락(脈絡)
한라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 피 끓는 위용을 세계로
저 넓은 우주를 향하여 비상(飛翔)하리라

지금 반쪽은 남의 땅 백두산 최고의 장군봉(2,750m)을
오르지 못하고 천문봉(2,670m)을 밟아야하나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정계비(定界碑) 있었거늘 어찌하여…
1962년 조․중 변계조약으로 민족의 성산마저
반으로 잘려야하나

아아! 슬프고도 원통하다
백두산 하늘 못 화산의 분화구(噴火口)에
성화(聖火)의 불씨를 다시 지펴라
저 그늘진 민초(民草)들에게 가뭄에 내리는
소낙비가 되고 백두산 미인 송(美人松) 같은
올곧은 기개(氣槪)가 되어 분단의 상처 아물게 하라

다시하나 되는 그날까지
훨훨 타오르게 하라
지축(地軸)을 울려라
천지를 포효(咆哮) 하거라
통일의 그날 다시 올라
더덩실 춤추며 목 놓아 외쳐보리라



*구재봉;경남 하동군 남쪽해안 소백산맥 지리산자락의 산
*황궁씨;창조주였던 마고(麻姑)할머니의 맏손자로 천상에
           올라 돌이 됨
*오녀산성;고구려 주몽이 정착한 첫 도읍지 산성
*환인평야;고구려 제1도읍지로서 고구려가 집대성된 곳의 펑야
*흥안령;중국 흥룡강성 동북부에 있는 산맥
*아무르강;북만주에 있는 黑龍江(러시아어;헤이룽강)


오 늘

어제
오늘
내일이 있어 기쁜 일입니다

어제는 서운했고
오늘은 할일을 할 수 있어 좋으며
내일은 다시 올 것이기에 기다려집니다

어제를 아쉬워하거나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오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내일이 소중 한 것은
어제의 아쉬움 남긴 채
오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릇

우주 속에
해, 달, 별
지구가 담겨 있고

예술 속에
문학이
그 안에

영혼의 집
시(詩)가
담겨있다

그 속에 채울
시(詩)의 고향
꿈이 있다



불타버린 숭례문(崇禮門)

차라리 꿈이라면…
무자년(戊子年) 설 연휴 끝자락
600년 역사를 지켜온
서울의 관문 숭례문(崇禮門)

잔인한 화마(火魔)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커먼 숯으로 분신(焚身)하는 순간
문화한국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가슴도 타고 억장이 무너지고
치욕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불을 조심하라고 세로로 현판을 쓴
양녕대군의 탄식이 들린다

팔도강산 석재와 금강송 도편수의
정수(精髓)를 뽑아 올려 지은 숭례문아!
돌덩이 하나 옮기기에 만백성의 피가 흐르고
기왓장 하나 덮기에 억만 줄기 눈물이 흘렀던
국보1호 남대문아!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국전쟁의
화마도 비켜갔는데 전시도 아닌
21세기 무자년 정초(正初) 서울
한 복판에서 숭례문의 다비(茶毘)를
보다니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한
우리들의 책임을 통감하며
600년 동안 홍예문(虹霓門)을
드나들던 선조들에게
드릴 말이 없다



가을의 문턱에서

백사장…

발자국들의 아우성
여름은 매미처럼 허물을 벗었다
해변의 추억 간직한 채
소나기 한바탕 쏟아지고 나니
여름흔적 조금씩 지워져간다

풀밭에 누워 눈감으면
대지의 고동소리 들리고
눈을 뜨면 구름 따라 하늘을 떠다닌다
처서(處暑) 지나 더위를 멀리 시집보내고
구월로 들어섰다

바람은 누가 관리 하길래 갑자기 달라졌을까?
새벽녘 이불 당기며 엊그제 열대야에
옷 벗은 모습 부끄러워진다
자고나면 자라던 풀은 성장을 멈추고
추석 맞아 논두렁 밭두렁 묘지의 풀을 깎는다

주여!
지난여름은 혹독했습니다
이 땅의 열매를 무르익게 해 주시고
여느 해보다 더 노랗고 빨간 나뭇잎으로
물들여 바람에 구르는 낙엽을 밟게 하소서



*주;1) 121쪽 과  122쪽 실선을 지우고 2행,2행을 합처 4행 1연이 되도록 수정 요망
      2)121쪽 하단 *(주 해설)는 '백두산 하늘 못' 맨 마지막 123쪽 하단에 넣어줄것
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