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임공빈

  공원의 문을 봄이 활짝 열어 놓았습니다.
  나는 무릎에 한 아름 햇빛을 덮고
  작은 길의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구름옷을 벗은 하늘은 웃고
  나누와 햇빛도 길 위에서
  해맑은 웃음을 쏟아냅니다.

  열어놓은 내 마음에도
  바람이 웃음을
  자꾸 불어넣어 줍니다

 꽃과 새, 지나가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것
 웃고 있습니다

 이렇게 빗장 열어놓으면
 모두가
 하나가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