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바닷가

(가신님을 기리며)

                                              이종봉

 

살며시 눈 감으면

어느새 서글픔이 밀려온다

당신 없는 이 바닷가

빈 가슴에

아스라이 떠오르는 얼굴

먼 곳으로 떠나버린

한몰이 바람이었나

 

그리운 마음 당신의 음성

어느새 아버지의 동공에

뜨거운 이슬방울 맺혀

허공에 한숨 토해내고

가슴에 묻었던 슬픔

한 참을 목메어 속으로 속으로

울었다네

 

돌아올 길 없는 만남

스쳐지나간 옛 추억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서야 하니

외로운 나 숨 쉬기가 너무 아파서

슬픈 미소 지으며

기약 없는 약속 남기며 떠나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