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강 하영 / 시낭송 황성호
우리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던 60년 세월
이승의 가지끝에서
잿빛 바람이 불었다
무엇이 그렇게 바빠서
한마디의 말도 없이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우리들마저 버리고
태산 같은 사랑마저 버린 채
넌 훨훨 모습없는 새가 되어
푸른 창공으로 사라졌구나
항상 외롭고 가난한 벗들을
소리 없이 도와주며
술잔을 기울였던 삶의 바다에서
파도막이 해주던 너
세월을 실은 구름은 이렇게 고요히 잠들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