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2일 경주문학기행-

  하남문화예술회관 21C시학아카데미에서는 11월20일 제1기 수료식을 마치고 다음날 아카데미 회원12명과 한국시낭송가협회(회장김문중) 회원과 함께 1박2일(21-22일) 문학기행을 떠났다. 가을의 끝자락. 하늘과 바다를 걸어가는 마음이었다. 첫날은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원자력의 홍보물 상영과 안전규제관련 내용의 강의를 듣고 경주에 위치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양동한옥마을을 찾았다. 옛 선조들의 정취가 묻어있는 마을은 선조들의 지혜와 미래를 내다보는 기지에 감복한 문인들의 가슴을 감동의 물결로 출렁이고 삼국통일을 할 수 있었던 근원지를 읽을 수가 있었다. 천년고도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경주 양동한옥마을에서 보문단지에 위치한 콩코드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 후 호수를 산책하는 문인들의 도담도담 정겨운 이야기가 신라를 품고 달빛을 품고 걷는 마음들로 한없이 자유와 유년의 꿈들을 상기하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저녁 8시부터 성기조문학박님의 문학 강의와 시낭송이 이어졌다.

다음날 감은사지 3층 석탑과 죽어서는 해룡(海龍)이 돼 나라의 안위를 지키겠다며 동해 감포 앞바다에 수중릉을 지어 묻은 문무왕, 봉길리 앞바다에는 갈매기 떼들의 유연한 유희에 환호를 하며 카메라에 추억을 담았다. 포구 등대를 옆으로 공원이 조성 되어 아름다운 경관에 길을 멈추게 하기도 하며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바닷가에 비스듬히 기울어진 길이 10m가 넘는 돌기둥 묶음과 둥글게 바닥에 펼쳐진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푸른색 동해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이다. 밀물이 들어올 때면 한 송이 해국(海菊)이 바다에 떠 있는 형상을 연출한다고 한다.

감은사지, 바다가운데 대왕암을 뒤로 하고 감포 방면으로 동리목월문학관에 들려 경주출신의 두 거장이신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예술업적과 유품을 전시하고 있는 문학관에서 김동리, 박목월 선생의 작품세계와 삶의 모습들을 영상을 보면서 가슴으로 새기는 날이었습니다. 문우님과 함께한 1박2일의 문학기행 생애에 뜻 깊은 날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완화삼(목월에게) / 조지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 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