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백양문학회에서 자문위원 위촉장을 받으신 박만진 시인께
행사를 마치고 협회 추천시 코너에 올릴 시를 보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오늘 메일로 시를 보내주셨네요.
메일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메일 내용과 시를 올립니다.

보내주신 박만진 시인의 시는 추천시 코너에  게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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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좋은 아침입니다.

그제, 환대해 주시어 정말 고마웠습니다.

한국시낭송가협회의 자문위원

노릇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보다 더 시 창작과 시 보급에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께시마 VS 독도

-패러디 쓰기



  일본 사람들이 독도를 다께시마 다께시마 부르고 자기네

것이라고 한다 화가 난다 왜 줄기차게 그러는지 화가 난다

그 이유를 잘 모르다가 거꾸로 다께시마를 불러보니 알겠다

'마시께다!' '맛있겠다!'

  (가이드의 언어 유희)



  VS

  외롭다 독도! 독도! 부르니까 외롭다 이 외로운 날 왤까 거

꾸로 독도를 불러보니 알겠다 '도독!' '도둑!'



제가 계간 [시향]의 편집기획위원을 맡고 있는데

발행인 오남구 시인의 시가

되우 재미있어 한 편 올려보았습니다.

모쪼록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라며 총총 줄입니다.



                        -충남 서산에서 박만진 드림



(추신) 일반 첨부파일에 졸시 <바퀴론> 외 4편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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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論
                     박만진



사람의, 람의
ㅁ은
바람 없는 바퀴네

슬픈 바람 넣어
팽팽하니
슬픈 사랑이네

기쁜 바람 넣어
팽팽하니
기쁜 사랑이네

흰 구름인 듯
날 바라보는
흰 염소 한 마리 보아

사람을 한 글자로
줄인 것이
삶이 아닌가

사랑의, 랑의
ㅇ은
바람 가득한 바퀴네

-신작



샘물에 들다
                      박만진



도비산에 깃들인 돌들이
모두 하늘로 불끈 솟아
날아오르려 퍼득이고 있네
천수만 먼 천 리 길
도래지를 찾은 운수 행각의 철새들
지친 날개의 힘 다시 추스르고
푸른 솔숲과 하늘빛에
마음의 봉우리 높아져
문득 떠오른 부석사,
무애撫愛 자재自在한 숨 고르며
쓸쓸한 바람 속을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길손이
석천암 맑은 샘물에 들어
저 망망대해를
다 들이키고 있네

-[불교문예]에 발표한 작품




모자의 주인
                      박만진



못도 머리가 있다
아니, 머리가 아니라 대가리다
가끔가다간
메뚜기이듯 방아깨비이듯
폴짝 뛰어
풀숲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오호라! 대가리, 대가리,
곧듣던 대가리들아
몇 번쯤은
망치의 말씀을 거부하라
꼭두새벽 등산을 해 온
내 모자, 방금
산에서 내려온 모자를 벗어
바람벽에 붙이며
생각을 갸울이니
둥근머리못 대가리가
나보다 내 모자를
훨씬 더 많이 쓰고는
머지않은 날에
모자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꽃무늬 바람벽의
자기라 할 것 같다


-[심상]에 발표한 작품(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작품 100만원 수혜)


마음 빨래를 하다
                       박만진



청계천에 능수버들이
잘 어우러진
빨래터가 있어 천만 다행이다
청계천 빨래터에서
절대로 빨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뻔히 안다
더구나 살곶다리 아래에서
중랑천과 만나
한강으로 흐르고 흐르는,
하 맑은 청계 맑은 물소리에
눈치가 빠른,
귀가 밝은 사람들은
이미 벌써 뻔히 안다
그 얼비치는 해맑은 바닥의
버들치 피라미 송사리이듯
참뜻 환히 헤아릴 수가 있다
청계천 빨래터에서
빨래를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
그러나 마음의 빨래,
가슴속 얼룩을 지우는
마음의 빨래만큼은
모두들 살짝 눈감아 준다
청둥오리 백로 황조롱이조차
애써 모르는 체 딴청 부린다
지금 나는 거품 잘 나고
때 잘 빠지는
그리움표 빨랫비누로
마음 빨래를 하며 기꺼워하느니
청계천에 매자기 꽃창포
갯버들이 잘 어우러진
버들습지가 있어 천만 다행이다




-[열린시학]에 발표한 작품

                                                                       한국시낭송가협회 편집국장 박상경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