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  황금찬

 

아침 유리창에

영롱한 해가 비칠 때

소녀는 언제나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 곡이 무슨 곡이였을가?

 

긴 머리 전설처럼

물결치고

건반 옆엔 장미꽃이 한 송이

피어 있었다.

 

오늘 이 저녁에

무심히 바라보니

한 백발의 부인이

그때 소녀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아

피아노를 치고 있다.

 

황혼의 환상곡

장미꽃이 놓여 있던 곳엔

옛날 피아노를 치던

소녀만한 소년이

첼로를 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