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빗소리 / 황금찬
밤에 내리는 가을 빗소리는
봄비나 여름 빗소리 보다
처량하다.
봄비는 귓가에 내리고
여름 비는 피부위에 내리지만
가을비는 인정의 가슴 속
그 투명하지 않은 사랑
사랑의 창 앞에 내린다.
빗소리만큼 소란스러운
가을 벌레소리는
우는 것일까, 노래하고 있는 것일까.
새벽 3시 30분
아침 해바라기처럼
눈 떠오는 별이 있기에
내 기다림이 이리도 크고
찬란한 것일까.
이 가을 밤 빗소리
멎으려나.
멎어라
나의 아침 해바라기도
힘차게 피어나라.
새벽 빗속에도
광명은 오고 있느니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