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집

                                                                             황금찬

 

늙고 병든 매화나무 세 그루가 있어서

매화나무집이라 했다

그 집엔 매화나무처럼 늙은

노인이 한분 계셨다

그 노인은 매화꽃 철이 되면

사랑방 벽에 몸을 기대고 앉아

대금을 부는 것이다.

잠이 없는 노인에겐

새벽도 없었다

대금  소리를 듣는 마을 사람들은

매화꽃  철이 되었구나 했다

대금이 잠들고 나면

그 늙은 나무에

꽃이 몇 송이 피곤했다.

그  마을을 떠나

35년 만에

다시 돌아왔을 땐

세 그루의  매화나무도

대금을 불던 노인도

그 집엔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그래도 그 집을

매화나무집이라  했다

시인이 살다 간 집도

시인의 집이라 불러 줄까

매화나무가 없는

매화나무집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