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인

 

가을 벌레가 울고 있는가

내 사랑했던 여름의 연인은

서울 종로 마로니에 공원

식어가는 거리 위에

짙은 웃음소리만 남겨 놓고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86년의 여름도

지줄대던 빗소리도

내 연인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여름 연인의

 빈 커피잔

교차로 위에 게절의 꽃잎지듯

싸늘한 우리들의 대화가

담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