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노래

 

모란이 피었다기에

내 추억을 찾아

고궁에 왔건만

꽃은 이미 간곳이 없고

빈 가지에

눈 먼 옛날이 잠들어 있다.

 

꿈 속의 고향을

벗하고 앉으면

정든 가람가에

저녁 노을이 눈을 뜬다.

 

아름드리 포플러가

5월 하늘의 구름을 쓸고

마을의 전설은

언제나 고깃배처럼

강에 흘러갔다.

 

이 광수의 <유정>이며

섹스피어의의 <햄릿>

입센의 <인형의 집>

그리고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던

5월이 왔었지.

 

보랏빛 흰 색으로

장다리가 피고

호수에 구름이 내리듯

나비가 떼지어 날았다.

 

추억은 생각 속의 보석

이제 작약이 꽃피어 난다.

녹음 위에 5월이 머물러 있다.

5월이 가도

긴 노래 속에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