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감명 깊었던 시
글 수 120
아파트 창문의 불빛들 점점이 사라지고 사방이 고요해지면 나는 식탁 등을 켜고 시집을 펼친다.
늦은 밤의 적막 속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시를 필사하고 있노라면 시어는 더 진하게가슴에 스며든다.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갑니다. 어머님은 송편을 빚고 가을을 그릇에 담아 이웃과 동네에
꽃잎으로 돌리셨지' 「추석 날 아침에」의 시의 일부이다.
내 어린날 고향의 추석이 생각나고 그리워진다 가을을 그릇에 담고 꽃잎으로 돌리셨다는 귀절에서 과연
시인 이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을 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똑같이 경험하는시골의 추석을 나는
그저 단순하게 떠올릴 뿐인데 시인은 이렇게 그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한 편 한 편 필사를 해 나가며 시를 마음에 담는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시를 필사하는 내 마음은 이미 내일의
바쁜 일상과 복잡함은 저 멀리 버려두고 시의 늪에 빠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