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필사하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 차분함 속에서 복잡하고 바쁜 일상은 잊혀지고 시

속의 세계에 빠져든다.

표면적인 삶에서는 읽어내지 못한 것들, 내가 놓치고 사는 많은 것들이 그 속에 있다.

 특히 시 물방울이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시인은 물방울 속에 우주가 있다고 쓰고 있다.

생각해 보라. 물방울처럼 작은 것을 들여다보려면 그 앞에 가만히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몰입하여야 한다. 그것이 시를 쓰는 마음이리라.

 대충대충 넘어간 내 하루하루가, 대충대충 넘어간 내 삶이 갑자기 아차 싶다.

맞부딪는 모든 사물 앞에 가만히 마음을  정지시킬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을 따라가 보자.

그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를. 시인의 정신을 온전히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일부를 닮아갈 수는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