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감명 깊었던 시
글 수 120
새
언제나 아침이면
산새 한마리 날아와
열린 내 창 앞에 앉아
이상한 언어로
구름의 시를
낭송하고 날아 간다.
나는 지금까지
그 새의 이름과
어디서 날아 오는지
하늘에 두고 있는 그의 고향을
모르고 있다.
내 귀에 남은
최초의 메아리는
누구의 음성 이었을 까
에코의 산울림
어머님의 음성 이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아가야 맑은 영혼으로 병 없이
잘 자라거라
그것이 엄마의 소원이며
너와 나의 행복이란다.
새는 무슨 시를
낭송하고 갔을까
나르시스에게 보내는
에코의 원한 같은 ?
어머님의 소원같은
시였으리라.
잠자는 자는
영혼의 눈을 떠라
영혼이 잠들면 그만
하늘도 눈을 감는다.
새가 남기고 간
시 한구절
지혜의 창이 열리며
비로소 눈 뜨는
의지
강물이
흘러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