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후 감명 깊었던 시
글 수 120
새벽에
새벽 4시
아침 예배를 위하여
아내는 교회 길에 오르고
나는 아내를 위하여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제가 지금 어떤 기도를 드려야
아내를 위한 기도가
될 수 있겠습니까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당신의 섭리를 모르고 있습니다.
팔 년이나 병에 있는
가련한 여인은
혈류병이 물러가고 소경이
눈울 뜨며, 벙어리가 말하고
문둥이가 깨끗해지는
예수님의 음성을 귀에 그리며
애처러운 기침소리를
동이 트는 새벽길에
뿌리는 것이다.
아내의 소망은
앞으로 한 십 년
살고 싶은 것뿐이요
더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은
주님의 복음을 들고
거리에 나가고 싶다는 것
하느님의 뜻을 모르는 것이
차라리 행복인 것을
섭리는 영원한 문 안에 있고
아내와 나는 그 문 밖에 서서
언젠가 열려 올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