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깃발

 

                                                                                                               황금찬

 

20세기

그 거대한 교향악 마지막

12악장이 끝났다.

우리들은 허탈한 박수를 보내고

다시 열려오는

천년의 새 아침을 맞는다.

 

세계의 이웃들은

소망의 깃발을 하늘가에 날리며

사랑과 평화과 지지않는 꽃으로

영원하기를

하나님께 빌고 있다.

 

여기는 하늘 1번지

미 합중국

캘리포니아

지구의 마을들이 모여 사는 곳

와워나 나무처럼

3천년의 행운도 모자라게

행복하려니

 

사나운 경쟁은

이제 그만 막을 내리고

선한 마음으로 평화를 구가하며

생명의 꽃잎으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천년이 하루 같이

문지르며

약육강식의 착오로 빚은

슬픈 의식을 버려야 하리라.

 

미 서부

저 광막한 벌판을 개간하여

식량의 강물을 전 세계로 흐르게 하고

살 생을 위주로 한

그 피의 경쟁은

이제 그만 잠들게 하라.

 

새 천년에는

세계의 색깔을 하나로 하고

유색과 과욕의 전쟁을

사랑으로 막아내야 한다.

한국 이민의 후예들이

새 천년에 이바지 할 하늘의 명령을

여기 마음의 비문으로 세우라.

 

*미국에서 발간 되는 한국 신문에 발표한 신년 시

 

 출처 : 황금찬 『호수와 시인』2003년, 98~100쪽, 도서출판 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