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황금찬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 닿았다기에

입춘날  아침에 편지 한통을 보내노라

 

바람부는 사연은 다 묻어두고

물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물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랑은 꽃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의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이 지구촌에 행복을 실어오라

평화를 가져오라

미워하는 마음도

저주하는 마음도

사라지리라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