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흙 한줌을

 

 여기는 프랑스

항구 마르세이유가

멀리 바라보이는

어느 낯설은

언덕입니다.

 

내가 자라던 마을

어린 시절을 묻고 온

그 고향 언덕과 흡사하고

 

금잔디 같은 풀이

이름도 모르는 채

손끝에 유정합니다.

 

눈감기 전에 고향을 보고

조국 땅에 묻히겠다는

어머님이

그 마지막 소원을 보류한 채

이국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결국 낯선 땅에

이름 없이 묻히고 말

어머님의 무덤

고향 구름도 오지 않는데

묘비는 세워 무엇 하겠습니까.

 

다만 어머님의

간절한 소원이었기에

조국의 흙 한줌을

관 위에 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했다고

불효의  죄가

씻어지는 것도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