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나무에게

                                          황금찬

 

언제나 하늘의 입을 열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너  나무여

 

바다 같은  귀를 열고

사랑의 이야기를 듣는

의로운 과실이여

 

지금은 20세기 말

진리를  위하여

저 언덕을 넘어야 하고

잠재워야  하느니

너 진실의 나무여

 

이성의 칼날은  선한 꽃인데

불의를 일삼는

오늘의 녹슨 파편들이

이 시대에 홍수처럼

흘러가고 있다.

 

나무여

이 시대의 선한 나무여

사랑과 이해의 열매를

열리게 하라

 

간혹 구름이나

새들이 날아와 길을 묻거든

나무여

사랑과 이해의 길이

여기 있다고 말하라

 

나무여

말하려나

진실의 길은 언제나

등불 앞에 있다고

말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