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허호석      낭송- 양다인

바지랑대로 떠받친 하늘 속에서
따가운 가을 해에 그을려 나오는
고추잠자리들이
맑은 햇살을 타고 있었다.

잠자리가 많은 날엔
유난히도 파랗게 보이는 하늘.

빨간 색연필로 동글동글
하늘 가득 스케치 해 놓은 비눗방울
떠오르며, 떠오르며 아주 둥그런
햇무리를 짓는 아이들의 꿈

아이들은
바지랑대 끝 하늘을
더욱 높이, 높이
떠받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