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이상현          낭송/정현우


우리도 이제
생각하는 소년이 되어 보자.

무릎 사이로 떨어진
낙엽 하나를 받아 들고도
조심스럽게
귀 기울여 보는 소년이 되어 보자.

구멍난 낙엽 속에서
가만,
가만,
가을이 들끓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밝은 그런 소년이 되어 보자.

두 눈을 꼭 감고도
떨어진 낙엽을
얼굴 앞에 가져 오면
그 낙엽 속

개울물에 부딪히는
가을 햇살을 내다볼 수 있는
그런
눈 맑은 소년이 되어 보자.

빠알간 그 낙엽 속
바위 틈에서 구수하게 타는
가을의 냄새를 알아맞히곤
빙그레 웃어 보는
그런 멋있는 소년이 되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