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 나무 이고저
                              글/장 미숙

무궁화 사철 담장을 두른 빛고을 마을에
모성 깊은 한 여인의 몸을 비러
정원의 초목 옆에서 모락모락 자랐습니다
살이 오르고 뼈가 여물면서
희망의 꿈도 하나 함께 자랐습니다

햇살이 되었다가
바람이 되었다가
때로는 감로수가 되어준 이들에게
언제나 변함없는 친구가 되고 싶은
소박한 꿈이 하나 피어오릅니다

봄이면 푸른빛으로 희망을 안겨주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막이 되고 주고 싶습니다
가을이면 오색의 빛깔로 지친 마음을 풀어주고
겨울이면 남김없이 모든 것 내어주고
또 다른 내일을 꿈 꿀 수 있는
한 그루 나무이고저 합니다

지치고 힘든 이에게
등 기대고 쉴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주고
마음이 아픈 이에게
한 모금의 담배연기보다
더 깊고 진하게 들이 마실 수 있는
청량한 한 줄기 바람이고 싶습니다

그런 한 그루 나무이고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