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저수지(음악당에서)

              우재정


산과 별을 고스란히 담은 호수
한 폭의 수묵산수(水墨山水)

하늘이  
채색과 광채와 그림자의 축하공연이 물위에 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층계에 앉아있다
오늘따라 부끄럽고 슬픈 상처
나의 절뚝임의 다리가 더 차고 더 시리다


저들은 취하고 회동그란히 받쳐 들고
녹음의 절정이다


호수는 점점 안개에 잦아들고
내 마음 山水에 숨지도 못하고
돌층계에 외로움에 젖어 목을 축인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고 싶도록
외로움만 더한 절뚝이의 하루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