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고경자

 

대웅전

꽃창살에

바람이 인다.

 

가느다란 줄기의 붉음

힘겹게 서서

아름다운 얼굴로 단장한다.

 

평생을 사랑하면서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는

이 목마름

 

봄이 되면

황톳길 저 언덕에서

또 아픈 이별을 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