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황성호

물머리 수천의 작은 방울

고요한 동해의 여명을

휘감고 밀리어온다

 

그리움에 몸부림하는 바람으로

귀항하는 독선獨船의 모습으로

 

세속에 부질없는

티끌을 말아 쥐고 오는

아름다운 행진을 본다

 

육지를 향해 사르는 정열

갯바위에 부서지며

백사白砂에 몸을 뉘일 때

해안 절벽을 오른 물살의 흔적이 깊다

 

한 삶의 끝에서면

모두가 한줌 물거품인 것

버리고 또 버리며

다만 사리 몇 개로 굳어지기를......

 

뭍으로 난 길

늙은 어부 곰방대 위로

비워버린 자 행복이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