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북풍에게
권용태
북풍은
야영(野營)에서 돌아온 채
회색빛 외투를 걸치고
정월 , 그 비상(飛翔)의 날개를 편다.
첨아(檐牙)에
얼음이 풀리기 전
묘지 속에 잠든 바람은
진종일 내륙을 건너 달려온
탈의(脫衣)의 언어들이 아닌가.
북풍은
내 우울한 생활의 변두리에
탑처럼 쌓이고
모든 인연들의 뜨거운 입술에서
소외되어 버린 창가에서
부활의 진통을 겪는다.
북풍은
기를 흔들며
다 찢기운 지도 위를
전령(傳令)을 품고 달려가는
병사처럼,
숨차게 질주하는 아우성이 아닌가.
野(들야)營(경영할 영), 飛(날비)翔(빙빙 돌아날 상)
檐(처마 첨)牙(어금니 아), 脫(벗을 탈)依(으지할 의), 傳(전할 전)令(하여금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