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등푸른 여자
신달자
바다를 건너 왔지
바다에서 바다로 청남 빛 갈매 속살에 짖이겨지면서
그 푸른 광야를 헤엄쳐 왔지
허연 이빨 앙다문 파도가 아주 내 등에서 살고 있었어
성깔사나운 바다였다
내 이빨 손톱 발톱을 다 바다에 풀어주었다
바다를 건너기위해서는 단단한것을 버리고
바다와 몸 섞지 않으면 않된다
유순하게 물을 따르기만 했는데 팔뚝 굴거진 여자
망망대해의 질긴 심줄이 등으로 시퍼렇게 몰렸다
드디어
암벽화처럼 푸른 지도가 내 등위에 그려지고 말았어
내 등에 세상의 바다가 다 올려져 있더군
몇 만 겹줄을 벗겨내도 꼼짝 않는 바다
바다를 건너와서도 내려지지 않았다
시퍼렇게 시퍼렇게 바다를 걷어내어
지상의 돛으로나 우뚝 세우고 싶은
내 몸에 파고 든 저 진초록 문신.
바다를 건너왔지
바다에서 바다로 청마빛 갈메 속살에
짖이겨지면서
그 푸른 광야를 헤엄쳐왔지
내 등에 진한 초록 날개가 돋아났을까
두 팔을 치켜들면 훨훨 나르곤 했다
하늘이 나를받아 않고 바다는 희디흰 모포를
갈아놓고 나를 누이기도 했다네
하늘 바다 그리고 내가 하나가되어 나르던
그 가을 깊은 날의 젊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