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한 겨울의 소나무
추사 김정희
나는
바다 건너 초췌하고 야윈 사람
나의 벗, 우선(藕船)이여
자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귀한 책을
보내주었군
천리만리 먼 곳에서
이 귀한 책을 구한 것인가
날이 추워진 다음에야
소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했던가
태사공이 말하기를
권세와 이익으로 만난자는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사귐도 멀어진다 했지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늘 푸른 소나무여
자내는
전에도 지금과 다름이 없었지만
가시울타리 두른 후에도 소홀함이 없었네
자네도 이 세상 사람인데
도도한 권세와 이익을 초연히 벗어나니
권세나 이익으로 나를 보지 않음인가?
아니면 태사공의 말씀이 잘못이던가
나의 벗 우선이여
이 그림을 보아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