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책책 책 쌓다
박만진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더니
눈 씻고 찾아도 길은 보이지 않고
무 씨앗 같기도 하고
배추 씨앗 같기도 한 글씨와
하얀 어둠만이 자욱하다
지금 이 작은 도시마저 길을 접어
계단을 만든 아파트가 숲이다
들썽거리는 거개의 사람들이
책을 펴자마자 하품이 나고
졸음이 몰려온다는 까닭 알겠다
하얀 어둠을 먹고 사는
글씨가 곧, 글의 씨앗이고
책 속에 해우소解憂所 있어
몸 문을 열고 뒤를 보는 일은
오줌이 마침표인 것이다
방언과 표준어의 뜻을 밝히는
불빛 그림자에 책 책책 쌓아놓고
책을 보다, 책과 씨름하다, 라는 말은
몸의 눈이 글을 읽고
마음의 눈이 글을 먹는 일이거늘
우리 어찌 풋감을,
설익은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정신과 표현] 3,4월호에 게재된 작품.
박만진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더니
눈 씻고 찾아도 길은 보이지 않고
무 씨앗 같기도 하고
배추 씨앗 같기도 한 글씨와
하얀 어둠만이 자욱하다
지금 이 작은 도시마저 길을 접어
계단을 만든 아파트가 숲이다
들썽거리는 거개의 사람들이
책을 펴자마자 하품이 나고
졸음이 몰려온다는 까닭 알겠다
하얀 어둠을 먹고 사는
글씨가 곧, 글의 씨앗이고
책 속에 해우소解憂所 있어
몸 문을 열고 뒤를 보는 일은
오줌이 마침표인 것이다
방언과 표준어의 뜻을 밝히는
불빛 그림자에 책 책책 쌓아놓고
책을 보다, 책과 씨름하다, 라는 말은
몸의 눈이 글을 읽고
마음의 눈이 글을 먹는 일이거늘
우리 어찌 풋감을,
설익은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정신과 표현] 3,4월호에 게재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