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남자







   高旼嬌





이정표 아래 있었다

늦가을 같은

그가

선명한 주름을 만들며 웃었다

주름 속에 들어앉은 말들

살아있으나

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

말줄임표로 굳어져 주름 속에 있다



흐린 길을 걷는다

그에게서 낙엽 냄새가 난다

스스로 제 몸을 꺾고

에이(A), 하고 읽으면

에이(A), 낙엽 같은 피(血)




천방지축 B형을 수혈한다

한 마리 학 같은

에이(A), 저렇게

뾰족한 반항으로

천 마리 B가 되어 날아간다




약력 :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졸업
         한국시낭송가협회 원주지회장
         원주평생교육정보관 시낭송 동아리 강사
         원주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