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박진우

단풍 아가씨 얼굴이 빨개졌다.

노오란 정장 입은 은행 총각보고

밤에도 낮에도 은행 총각을 생각하며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숨기려

조용히 조용히 단풍 아가씨 고개를 숙였다.

 

은행 총각 얼굴이 노래졌다.

붉은 빛 어여뿐 단풍 아가씨 보고

밤이며 낮이며 단풍 아가씨 그리다가

떨어지는 단풍 아가씨보고 깜짝 놀라

은행 총각도 바람에 몸을 맞겼다.

 

솔잎 아저씨 얼굴이 파래졌다.

내짝은 어디있나 두리번 거리다

은행과 단풍의 사랑 얘기에

너무 놀라 한숨 지으며

 커다란 솔방을 눈물을

뚝뚝 땅으로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