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 원고 - 백양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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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隕石)
서광식
하늘에서 우리에게 온 저 돌은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
유성들이 무딛쳐 조각날 때
그 높은데서 떨어져 내릴 때
어머니도 아버지를 잃고 반이 된 뒤
세파에 시달리며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
홀로 팔남매 키워낸 반세기 긴 세월
한 숨으로 꺼지고 가위 눌린
어머니의 내 가슴
너무 작아진 그 품에 안기어
끝내 등을 들먹인다
그러다가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머니의 발톱은 철광석이다
운석(隕石)처럼 검고 누렇다
깎이의 날이 자꾸 헛 나간디
콧 물 반 눈물 반 그러고 있을 때
내 머리에 가만히 와 닿는 한 줌의 온기
그것은 쭈글쭈글 해진 어머니의 손이 었어라
그런날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시며
조용히 눈물로 불러보는(*1) '비내리는 고모령'...(*2)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 설 때에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 오던 그 날 밤이 그리웁고나
어머니는 이 세상 일 다 마치시고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산으로 가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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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황금찬시인의 시 어머님의 아리랑에서,
(*2)는 유호작시.박시춘곡.현인가수의 노래에서, 각각 따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