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노래
                            성춘복

바람이었네, 천둥이었네
가슴 깊은 모랫벌을 쓸고 가는
가을 밤의 폭풍이엇네

고목 사이 손을 뻗으면
새 한마리
슬퍼도 울지 않는 둥지였네

빗소리였네, 어둠이었네
뱃머릴 흔드는
사나운 흐름이었네.

곤히 잠들었던 내 출항지
한 방울의 파문으로도
가라앉으려 하네.

바람은 없었네, 어둠은 없었네
썰물과 밀물에 들고날
나의 길은 없었네.